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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임신중단 문제 판결과 그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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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임신중단 문제 판결과 그 후유증

지난 2022년 6월 24일 (현재 시간) 미국 대법원은 낙태 문제에 대해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 역사적인 날 미국 대법원 (SCOTUS)이 임신 15주 이후 낙태 (임신 중단)를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한 사건 (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에서 6대 3으로 합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이제 미국에서는 개별 주가 재량으로 낙태 (임신 중단)를 금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수파가 우세한 미국 대법원의 이 번 판결은 임산부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Roe v. Wade)” 판결을 뒤집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1973년 미국 대법원은 7대 2 의견으로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가 미국 헌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미 예상을 했지만, 이 날 임신중단 판결 은 미국 전역에서 낙태권 지지자들의 맹렬한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판결 직후 텍사스부터 캘리포니아까지, 그리고 뉴욕에서 플로리다 까지 미국 전역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또한 그동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의 전현직 지도자들, 코리 부시와 같은 공화당내 비주류, 그리고 르브런 제임스와 같은 스포츠 스타들과 연예인들이 줄을 이어 대법원의 이 번 판결을 비난했다.

곳곳에서 격렬하게 진행되는 시위는점차 잠잠해졌지만 이미 과격해진 시위는 곳곳에서 폭력 사태와 체포 소동을 낳고 있으며, 이후 미국 전역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Republicans seek winning strategy on abortion for 2024 – with Democrats also in a tricky spot)

낙태 문제는 복잡한 문제로서 어느 상황에서나 절대적으로 맞는 정답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낙태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절대적으로 허용하는 것도 모두 논리적으로 오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 문제는 옳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임산부에게 낙태를 허용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 낙태 문제 뿐만이 아니라, 인종차별 문제, 총기 소유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지금 미국 사회가 법적 절차를 통해 갈등 해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야 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느 쪽도 법원의 결정을 승복하지 않고, 다수의 결정에 대해 폭력적으로 대항한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낙태 반대론자들이 법원의 판결과는 별개로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들이나 의료인들을 공격하거나 방화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반대로 낙태옹호론자들이 공공연히 조롱되거나 폭력적으로 공격받기도 한다. 미국 사회에서 지금 일어나는 이런 심각한 폭력적 충돌과 갈등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원시인들로부터 진화해 온 지 어언 600여 만년, 인류는 최근에야 사회 갈등 해결의 방법으로 사법 제도를 만든 이후 용케 여기까지 발전해 왔다.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고 동의하지 않는 이런 사태는 법치주의라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이 사회가 이성과 상식을 무시하고 다시 개인에 의한 자의적 판결과 폭력적 응징이라는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법원도 국민도 모두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임신중단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