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연기자의 연기 (performance)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영화 저작권은 감독, 작가, 제작자 등에게 있으며, 연기자는 실연자로서 저작인접권을 가진다. 경우에 따라 연기자는 이 권리에 의거해 자신의 연기가 무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이는 원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아니다.
가령 자기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짤이 유튜브에서 돌아다닐 때, 연기자는 저작권을 근거로 유튜브에 영화 짤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이 재미있는 문제에 대해 실제로 법원이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이슬람 교도의 순수”라는 영화에 대해 캘리포니아의 제9항소 법원이 2015년에 판결한 “가르시아 대 구글” 판례이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2011년 7월 연기자 리 가르시아(Lee Garcia)는 고대 아랍을 배경으로 하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 ‘사막전사(Desert Warrior)’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는 자기가 그저 그런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알았지만 나중에 그는 이 영화 출연으로 인해 전세계 이슬람교도들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함께 살해 위협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나중에 감독이 편집을 통해 영화 제목을 마호메트를 살인자로 묘사한 반 이슬람 영화 ‘이슬람 교도의 순수(Innocence of Muslims)’으로 바꾸었고 가르시아가 실제로 한 대사인 “조지가 미쳤니? 그 아이가 우리 딸이라고?”가 “마호메트가 아동 성추행범이라고 (Is your Mohammed a child molester)?”라는 대사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르시아는 졸지에 이슬람교의 선지자 이자 예언자 마호메트를 아동 성범죄자로 낙인찍은 “악당”이 되어버렸다. 깜짝 놀란 가르시아는 구글이 유투브에 업로드된 영화의 동영상을 계속하여 전송하는 것은 자신의 ‘시청각적 극적 실연(audio-visual dramatic performance)’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주장하며 구글에 삭제 요청을 하였으나 거절당했고 이어 캘리포니아 중앙 지방법원에 연기자 저작권 침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1심 법원과 항소 법원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꽤 오래 끌었지만, 마침내 항소 법원은 연기자는 영화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면서 연기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영화 ‘무슬림의 순수함’은 영화로 분류되는 시청각물인데 가르시아는 이 영화의 저작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가르시아도 영화 자체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불과 5초짜리 연기에 대하여 저작권의 보호가 인정되어야 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미국 저작권법과 연방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아이디어를 유형물에 고정하여 저작물을 창작한 자가 저작권을 가지는 저작권자가 되는데, 이 영화에 있어서 본다면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배역에 대한 모든 아이디어를 만들어 구성했고 가르시아는 단지 짧은 순간동안 지시받은 대로 연기를 한 것에 불과하다. 또 제작진이 가르시아의 실연을 영화 원본이라는 유형물에 고정했고 가르시아는 저작물의 고정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 주장을 할 수 없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에도 가르시아는 그 영화에 잠시라도 출연했던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연기자 저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