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유행하는 말중에 “메소드 연기 (Method acting)”란 것이 있다. 이는 배우들이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배역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시켜 실물과 같이 몰입하여 연기하는 기법을 말한다. 메소드 연기를 하면 연기자와 캐릭터가 혼연일체가 되기 쉽다. 연기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연기자가 반드시 메소드 연기를 하지 않더라도 극중의 캐릭터와 연기자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캐릭터는 연기자가 만든 것이 아니다. 캐릭터는 작가가 만들어 연출자가 심화시키는 것이 보통이고, 연기자는 그 캐릭터를 나름의 해석을 거쳐 구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캐릭터에 대한 권리는 누가 가져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

“치어스 (Cheers)”는 미국에서 1980년대에 인기 있던 시트콤이다. 무대는 보스턴시 한 동네의 술집인데 여기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주 모여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주로 보여주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연기자들이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특히 이 드라마에는 단골손님으로 상시 출연한 캐릭터로 놈 피터슨과 클리프 클라인 (배역의 이름)이 있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덩달아 캐릭터의 인기도 높아졌다. 그러던 중 미국의 어느 공항에 있는 바 (bar)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을 설치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러자 두 사람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자기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로봇을 설치한 바 운영 회사를 고소했다. 이에 대해 바 운영 회사는 치어스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제작사에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두 배우는 제작사 뿐만이 아니라 자기들의 허락도 받아야 하는데 자기들은 그런 허락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과연 캐릭터와 연기자가 같은 것 인지, 아니면 적어도 연기자가 캐릭터의 상업화에 대해 어떤 권리를 가지는 지와 같은 문제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큰 관심을 끌었다.
과연 연기자는 캐릭터에 대해 일부라도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만약 가진다면 얼마나 가지는 것일까? 연기자가 캐릭터에 대해 어느 정도 권리를 가진다면 작가나 연출가의 몫은 어느 정도 일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배트맨” 시리즈에서는 주인공 배트맨이나 악당 조커 역할을 맡는 연기자가 매 작품마다 달라진다. 이처럼 작품의 성공 이후 만들어지는 속편 (sequel)이나 전편 (prequel)에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연기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만약 캐릭터에 대한 연기자의 권리를 안정한다면 한 연기자가 다음 작품의 캐스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송은 업계의 주목을 끌었는데, 양측은 지리한 소송 끝에 그만 합의로 사건을 종결해 버렸다. 캐릭터에 대한 권리 캐릭터에 대한 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