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리버럴리즘이 지배하던 미국 사회에 강경 우파가 이끄는 보수주의가 다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 사회가 점차 우경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 배경에는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보수주의 신학”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 보수주의 신학의 대표적 인물이던 고(故) 제리 팔월 (Jerry Falwell) 목사는 오랫동안 전통 기독교적 관점에서 미국 사회의 타락과 방종을 비판했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 미국 침례교의 종교 지도자로 우뚝 선 대단한 인물이며, 흠없는 사생활과 선한 영향력으로 생전에 많은 존경을 받았다. 물론 지나친 우파적 활동으로 그를 불편하게 느끼거나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팔월 목사는 2007년에 73세를 일기로 작고했는 데, 말년에는 법적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큰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그 것은 미국에서 포르노 잡지로 유명했던 “펜트하우스”가 팔월 목사의 인터뷰를 실어서 마치 팔웰 목사가 그 잡지를 후원 (endorse)하는 것처럼 보였던 사건이다. 사실 팔월 목사는 펜트하우스와 인터뷰한 일이 없고 그저 제삼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사람이 그만 그 인터뷰 내용을 잡지에 팔아버렸다. 목사인 자기 인터뷰 기사가 “그런 퇴폐적인” 잡지에 실렸다는 것에 분개한 팔월 목사는 잡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아깝게도 그만 패소했다.
팔웰 목사의 소송은 저작권과 사생활 침해 주장에 근거했는데, 미국에서 인터뷰에 대한 저작권이나 사생활권 문제는 주마다 법률이 다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1 심을 맡은 버지니아 주 법원이 1981년에 사생활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러므로 이 판례는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을 일러준다. 미국에서는 누구든지 공연히 자기 글이나 사진이 엉뚱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떤 언론이나 리포터와 인터뷰를 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에는 반드시 용도를 미리 물어보고 그 용도를 한정하는 약속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