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적이고 노골적인 기술 도둑질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지만, 그에 대한 서구의 대응도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령 2024년에는 미국의 항공 산업계로부터 기술을 훔치려고 한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있던 42세의 중국인 쑤얀준 (Yanjun Xu) 씨에 대한 선고가 오하이오 주 신시네티 시에서 있었다. 이날 쑤얀준은 20년형을 선고 받았다. 오하이오 주의 연방 검찰은 쑤에게 25년 형을 구형했었다. (Chinese national faces sentencing in US aviation spying case)
검찰에 따르면 쑤는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요원으로 2013년부터 장쑤(江蘇)성 과학기술증진협회 관계자 등으로 위장해 미국 항공우주 기업 직원들과 접촉했다. 그는 주로 신시네티의 GE공장 등지에서 사람들을 포섭하여 기술을 훔쳐왔다고 한다. 쑤는 중국 국가 안전부 정보국의 차장급 인물로 미국 대학에서의 발표를 명분으로 미국에 잠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벨기에에서 GE 기술자들과 접선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현지에서 체포되어 미국으로 강제 송환된 바 있다. 쑤가 노렸던 기술은 항공 기술의 핵심으로, 중국은 이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쑤는 중국 정부의 특별 명령을 받고 GE의 항공기계 공장이 있는 신시네티에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기술 자립의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서구와의 기술 격차를 단시일에 좁히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에 따라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서구의 선진 기술을 취득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시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던 크리스토퍼 레이 씨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산업 스파이 활동을 두고 “중국 스파이는 미국 대도시에서 작은 마을까지, 포춘 100대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 있다…항공·인공지능(AI)·제약 등 모든 산업계를 염탐한다” 고 밝힌 바 있다. (‘간첩 수사’ 강화한 중국…정작 美·日은 中 ‘산업 스파이’에 골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에 대한 봉쇄와 배제 현상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한 편으로는 자립 기술 생태계를 육성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서구의 기술을 얻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로 인해 당장 미국의 연구 생태계에서 중국계 학자들이나 연구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미국에서는 어느 분야에서 든지 중국계 미국인 (ABC)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중국의 스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따갑게 느끼게 될 것이 분명하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미중간의 지식재산권 전쟁이 주요 산업 분야에서 “중국계 미국인들의 왕따”라는 부차적 희생자들을 낳는 것 같아 안타깝다.